ETF와 펀드의 차이점? 어떻게 다를까
ETF의 마지막 글자인 F는 펀드(Fund)를 의미합니다. ETF 역시 펀드의 일종인 거죠. 하지만 ETF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투자해왔던 펀드와는 다릅니다.
보통 펀드를 어떻게 투자하나요? 먼저 은행이나 증권사에 갑니다. 거기서 추천해주는 상품의 설명을 듣고 펀드에 가입합니다. 보통 펀드를 고르는 기준은 펀드의 과거 성과와 펀드의 투자 콘셉트, 그리고 어떤 펀드매니저가 상품을 굴려주느냐 입니다. 보통은 과거에 좋은 성과를 낸 펀드매니저가 앞으로도 높은 수익을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펀드에 가입합니다.
이렇게 가입을 결정해도 펀드 매수가가 바로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가입한 펀드의 종류나 가입 시점에 따라 하루나 이틀 뒤의 가격으로 펀드에 가입하게 됩니다. 가입한 펀드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는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주기적으로 보내주는 투자설명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펀드매니저가 주식을 골라 운용하는 액티브 펀드에 가입했다면, 지금 펀드 안에 어떤 종목이 들어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1~2개월 전에 펀드가 담았던 종목만 공개 됩니다. 펀드를 팔 때도 살 때와 마찬가지로 팔기로 결정한 당일의 펀드 가격이 아니라 1~2일 뒤 가격으로 펀드를 환매하게 됩니다. 하루 이틀 사이에 시장이 급변한다면 기대했던 것과 많이 다른 수익률을 받아볼 수도 있겠죠.
이런 기존 펀드의 문제점을 해결한 게 ETF입니다. 펀드를 주식시장에 상장 한다는, 간단하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ETF는 기존 펀드가 가지고 있었던 불편함을 대부분 해결했습니다.
ETF가 주식시장에 상장하면서 펀드를 유통하는 단계가 줄어들었습니다.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상품 판매사를 끼우지 않고도 주식시장에서 바로 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물론 주식처럼 ETF도 증권사가 매매를 도와주고 수수료를 가져가기는 하지만 상품 설명과 추천에 대한 대가로 가져가던 수수료보다는 훨씬 적습니다. 액티브 주식형 펀드 기준으로 은행과 증권사 같은 판매사는 투자 금액의 1% 안팎을 판매 수수료로 떼어가지만, ETF에 투자할 때 증권사가 가져가는 거래수수료는 0.01~0.02% 수준에 불과합니다.
펀드를 거래할 때 드는 수수료도 적지만 운용을 해주는 대가로 자산운용사가 가져가는 운용보수도 ETF가 일반 펀드보다 훨씬 적습니다. ETF에는 보통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 펀드가 많고, 일반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가 많기 때문입니다. 정해진 규칙대로 지수를 따라가는 것보다는 매니저가 종목을 공부해서 투자해주는 게 더 많은 품이 들겠죠. 그래서 액티브 펀드는 패시브 펀드보다 더 비싼 운용보수를 받습니다. 액티브 펀드는 통상 투자 금액에서 연 1.5~2%가량을 운용보수로 뗍니다. 반면 ETF는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연 0.5%를 운용사가 가져갑니다.
시장 대표지수인 코스피200 ETF 중에선 총보수가 연 0.017%까지 낮아진 상품도 있습니다.
ETF는 기존 펀드와 달리 환매수수료도 없습니다. 많은 경우 펀드는 한 번 가입하면 90일 정도 환매 제한 기간을 둡니다. 이 기간 안에 펀드를 팔려고 하면 가입할 때 정한 환매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보통 이익금의 절반에서 70%까지 환매수수료를 냅니다. 하지만 ETF는 산 당일에 팔아도 환매수수료가 없습니다.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해 있기 때문에 원하는 투자타이밍에 맞춰 바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기존 펀드는 가입과 환매에 적어도 하루에서 이틀이 걸립니다. 내가 오늘 펀드에 가입했는데 내일 시장이 급등했다면 급등 한 가격으로 펀드에 가입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펀드를 환매할 때 시장이 하루 이틀만에 급락해서 예상보다 손해를 볼 수도 있겠죠. 물론 시장이 반대로 움직여서 예상보다 더 싸게 펀드에 가입 하거나 더 비싸게 펀드를 팔게 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끼어든다는 점만은 확실한 단점입니다.
하지만 ETF는 다릅니다.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매수 결정을 내린 그 순간의 시장 상황에 맞춰 ETF에 투자하게 됩니다. 심지어 장중 에도 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ETF를 사고파는 초단기 투자도 가능합니다.
내가 투자한 상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를 바로 알아볼 수 있다는 것도 ETF의 장점입니다. ETF는 상품이 담고 있는 모든 종목을 매일 공개합니다.
이걸 ETF의 자산구성내역이라고 합니다. PDF는 자산 운용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투자 대상 상품이 다양하다는 것도 ETF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ETF는 상상하는 모든 주제가 투자 대상 이라고 할 만큼 시장에 다양한 상품이 나와 있습니다.
세계 주식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상품부터 선진국, 신흥국 혹은 개별 국가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도 있습니다. 특정 업종이나 테마에 투자하는 ETF도 있고, 주식의 시가총액 크기별로 대형주, 중형주, 소형주에만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 변동성이 낮은 종목, 최근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종목 등만 모아서 투자할 수 있는 ETF도 있습니다. 최근엔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까지도 증시에 상장해 액티브 ETF로 거래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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