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얼마를 벌어야 행복을 살 수 있을까?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요? 이는 오랫동안 인류가 논쟁해 온 문제입니다. 돈은 인간이 창조한 것으로, 인간을 제외한 동물 간에는 이와 유사한 개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항상 돈에 열광하고 흥분합니다. 왜일까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기 때문일까요? 인간은 지금 전례 없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사람들의 소득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득이 많아져도 행복과 즐거움은 정비례하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기 때문일까요? "사람들 사이에서 유통되는 것 중에 돈만큼 해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소. 돈은 도시를 멸망시키고, 사람들을 고향에서 내쫓으며, 선량한 사람에게 악을 가르치고 나쁜 길로 인도하여 수치스러운 일을 하게 하지요. 심지어 온갖 나쁜 짓과 범죄를 저지르게 합니다." 그리스의 비극 시인 소포클레스의 작품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사가 탄생한 것은 그가 어떻게 돈을 사용하는지 잘 몰랐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듯이 우리가 돈을 적재적소에 사용한다면 돈으로 행복을 사는 것은 가능합니다. 돈과 행복의 관계는 최근 20년 동안 행동경제학에서 활발하게 연구되는 중요 과제입니다. 행복 경제학의 대표 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최초로 주관적 쾌락을 대상으로 이론 연구를 진행한 현대 경제학자입니다. 그는 1974년에 발표한 「경제 성장과 행복의 상관관계」에서 '이스털린의 역설'을 소개했습니다. 이는 '한 시점에서는 부자가 일반적으로 가난한 자에 비해 더 행복하지만(횡단면 비교), 소득이 증가하다가 일정 시점을 지나면 행복도와 소득은 정비례하지 않는다(시계열 비교)는 내용입니다. 한마디로 행복 과 돈의 관계는 어떤 임계치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정비례하지만(이 점은 대다수 사람의 생각과 일치합니다) 이 임계치를 넘어서면 상관관계가 없어진다는 말입니다. 이스털린의 역설을 입증하고 이러한 임계치를 찾아내기 위해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동료이자 훗날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앵거스 디턴과 함께 2010년에 오늘날 광범 위하게 인용되는 「소득 증가에 따른 행복감 향상」이라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170만 명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연봉이 5천 달러일 때 행복감을 느끼며, 자신의 생활 전체가 전반적으로 행복하다는 평가를 내린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연봉이 7만 5천 달러라는 임계치를 넘어서면 소득이 더 증가하더라도 행복감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퍼듀 대학이 2015년에 진행한 새로운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연봉 7만 5천 달러가 행복의 기준이라고 답했습니다. 연봉이 그보다 낮은 경우 행복감은 소득의 증가와 함께 증대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준에 도달한 후에 는 행복감의 증가 폭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습니다. 미국에서 7만 5천 달러는 어느 정도의 부 일까요? 2010년도 기준이니 연 1.2%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여 2023년으로 따져 보면 대략 8만 7천 달러(약 1억 2천만 원)가 됩니다. 미국에서 이 정도 연봉을 받으면 의식주 해결에 걱정이 없고, 자녀교육비와 문화생활비 역시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참고로 맞벌이 가정의 경우 연봉을 2배로 계산해야 합니다. 미국 영화 티켓 가격은 보통 5~15달러입니다. 정리해 보면 연봉이 일정 수준보다 낮아 부족한 생활비에 허덕이는 경우, 아무리 감동적인 위로의 말을 들어 봤자 마음속 불안감과 초조함은 피할 수 없고, 이런 부정적 감정이 생기면 행복감도 느낄 수 없게 됩니다. 연봉이 일정 수준을 초과하여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면 소득과 행복 사이에는 확연한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연봉이 1만 달러에서 10만 달러로 증가하면 사람이 느끼는 행복감은 3-5배 증가하지만, 연봉이 1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 로 증가하면 행복감에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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