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서 매몰비용을 생각하지마라

투자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하는 비용은 우리가 직접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비용과는 다릅니다. 앞서 의사결정을 하고 실행한 이후에 발생하는 비용 중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가리켜 매물비용이라고 했습니다. 이를 함몰비용이라고도 하는데, 일단 지출하고 나면 회수 할 수 없는 기업의 광고비용이나 연구비용이 이에 속합니다. 매몰비용은 투자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투자를 결정할 때 매몰비용을 따로 구분해 거기에 구애받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인류는 손실과 손해를 너무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서 최대한 그것을 피해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매몰비용이 우리의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배제하는 걸 잘하지 못합니다. 만 원을 주고 요즘 핫하다는 영화표를 예매했습니다. 신나게 극장에 갔는데 도착해서 표를 잘못 예매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영화를 예매한 겁니다. 구매한 표는 환불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당신이 보려고 했던 영화를 관람하려면 표를 다시 사야 합니다. 지금 들고 있는 표는 버려야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아마 많은 사람이 기왕 온 김에라는 생각으로 이미 예매한 영화를 보고 갈 겁니다. 돈을 주고 샀는데 버리기 아깝잖아요. 그래서 당신은 두 시간 동안 전혀 관심 없는 영화를 아주 불편한 마음으로 관람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 생각했어요. 괜히 아까운 두 시간만 버렸네. 그래도 돈은 안 버렸으니까 괜찮아. 정말 그럴까요? 만 원을 내고 관람한 그 영화는 당신에게 그 어떤 가치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2시간만 낭비하고 말았죠. 어쩌면 당신은 오늘 못 본 그 영화를 계속 보고 싶은 마음에 결국에는 나중에 다시 만 원을 내고 표를 구매해 극장을 찾을 겁니다. 무엇이 올바른 선택일까요? 표를 잘못 구매했다는 걸 안순간, 이미 지불한 만 원은 매몰비용입니다. 영화관에 이미 간 이상, 당신은 그 만 원을 생각하면 안 됩니다. 지금은 당신이 보고 싶은 그 영화를 위해 돈을 내고 표를 사서 입장하면 됩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결정이 느려질수록 매몰비용은 올라가고 실제 손실은 더 커진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앞에서 살펴본 카페 오픈 사례로 다시 돌아가 볼게요. 가맹비를 지불한 뒤에 그 매물 비용을 잠시 잊으면 이제 인구 유동량의 변화로 인한 영향을 분석하게 됩니다. 그러면 새롭게 발생할 매몰비용인 인테리어비를 줄일 수 있겠죠. 그러면 개점 혹은 폐점에 상관없이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손실이 줄어듭니다. 그러니 과감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차일피일 미루 다 보면 손해는 훨씬 더 커집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애 혹은 사랑, 또는 중요한 변화 앞에서 우리는 종종 결정을 미루고 망설입니다. 그 사람에게 지금까지 쏟아부은 감정은 물론 돈과 에너지가 아까워서예요. 그런데 매몰비용의 개념을 이해하면 과거의 손실 때문에 눈물 흘릴 일이 없습니다. 이미 지나간, 바꾸지 못할 역사 때문에 슬퍼하지 마세요. 우리는 새로운 마차에 올라타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